세상에 던져진 인간의 존재의미… 몸짓언어·농익은 연기로 풀어내

입력 2018-02-07 19:19   수정 2018-02-08 08:03

현대무용 '이방인', 연극 '에쿠우스' 나란히 무대에


[ 마지혜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문학과 예술 분야에는 ‘실존주의’ 사조가 퍼졌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과 인간을 소외시킨 근대 문명이 예술인들을 자극했다.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합리성을 의심하고 삶을 근원적으로 반성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물음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이 인간에게 정체성 재정립을 요구하고, 복잡다단한 사회가 인간에게 짊어지우는 규율이 늘고 있어서다. 실존주의를 몸의 언어로 탐구해 온 현대무용단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와 국내 최장수 민간 연극단체인 극단 실험극장이 인간 실존에 대한 물음을 무대로 불러 올린다.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는 오는 10~11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현대무용 ‘이방인’을 공연한다. 2013년 초연한 작품으로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가 쓴 소설 ‘이방인’이 모티프다. 장 폴 사르트르 원작을 토대로 하는 ‘구토’, 게오르크 뷔히너 원작의 ‘보이체크’와 함께 이 단체가 보유한 ‘실존주의 3부작’ 레퍼토리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 레퍼토리’로 뽑혔다.

원작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작열하는 태양빛에 취하듯 홀려 살인을 저지른다. 무용작품에서도 이글거리는 태양은 주요 기능을 한다. 무용수는 태양 아래서의 고요함 속에서 뜨거운 욕망을 느끼고, 불쾌한 열기가 충동적 본능이 이끄는 살인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을 안무한 김성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은 “누구도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틀린 것은 없다”며 “‘세상에 던져진 존재’인 뫼르소 모습에서 관객들은 우리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극단 실험극장과 수현재컴퍼니는 연극 ‘에쿠우스’를 다음달 1일부터 4월29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한다. 영국 출신 극작가 피터 셰퍼가 남긴 희곡 중 ‘아마데우스’와 함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시대를 초월해 뜨거운 주제인 신과 인간, 문명과 본능, 잠재된 욕망과 성 등의 주제를 파고든다.

1974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을 1975년에 한국에서 처음 공연한 극단 실험극장이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극은 17세 소년 알런이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르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가 그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종교에 집착하는 어머니와 권위적인 아버지에게 억압된 알런의 내면이 드러난다. 관습에 얽매여 무기력한 삶을 사는 다이사트는 알런의 광기 뒤에 있는 본능과 생명력을 동경하게 된다.

알런이 대표하는 절대자유와 본능, 다이사트가 표상하는 억압과 질서 간의 갈등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박찬과 오승훈, 정휘가 알런을, 장두이와 안석환이 다이사트를 번갈아 맡는다.

작품을 연출하는 이한승 극단 실험극장 대표는 “이성과 광기, 신과 인간, 원초적 열정과 사회의 억압 등을 생생하고 긴장감 넘치는 에너지로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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